새해 기원

정인원

  2008년 새해를 맞이하였습니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새해를 맞이하는 것이 그렇게 새롭게 느껴지지 않고 덤덤한 마음입니다. 어릴 때에는 새해가 되어 한 살 더 먹는 것이 뭐가 그리 신이 나서 즐거워했고, 떡국을 먹으면 한 살을 더 먹는 거라 두 그릇씩 먹기를 원했는지 지금 생각해 보면 우습기도 하지만 참으로 그 때가 천진난만했다고 생각됩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나이를 더 먹는 것이 서글퍼지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지난 십여 년 동안을 생각하면 내 인생에서 가장 바쁘고 힘든 시간들을 보내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지내다가 어느덧 40대 중반이 되고 머지않아 50대가 된다고 생각하니 두렵기까지 합니다. 주님의 나라를 위하여 별로 해 놓은 것도 없이 주님이 오라하시면 무슨 낯으로 주님 앞에 설 수 있을까 염려가 됩니다.


  브니엘교회에서 사역을 시작한지 얼마 안 되어 어느 목사님이 부친상을 당해 그 분 댁에서 추모예배를 드린 후 식사 시간이 되었습니다. 밥을 나눠 주시는 분이 저보고 제일 먼저 식사를 하라고 밥을 건네줄 때, 저는 다른 목사님들을 보면서 장유유서에 입각하여 다른 두 분에게 먼저 식사를 하라고 손짓을 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한 분은 저보다 둘 살이 어리시고 또 다른 분은 네다섯이 어리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내 자신이 나이가 들어 늙어지는 것을 인정하지 않고, 아니 아마도 무의식 중에 인정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얼마 전 네 교회가 연합찬양을 준비하기 위하여 네 분의 목사님들이 모였을 때도 제가 제일 연장자라는 것을 깨달으면서 참으로 세월이 빠르고 어느덧 내가 중견 목회자가 되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나니 목회에 임하는 태도가 달라져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이제 나의 남은 목회 기간은 하나님께서 건강주시고 은혜주시는 가정 하에 20년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물론 그 후에도 건강하다면 하나님께 서약한데로 선교지에서 나의 사역이 계속 지속되겠지만, 담임목회는 20년이 지나면 마감할 것이며, 그 이후에 하나님께서 평가하시는 evaluation만 남을 것이기에 이제는 한해 한해를 계수하면서 최선을 다하여 목회에 임하여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민 목회를 하면 할수록 느껴지는 것은 참으로 특수목회요 쉬운 일이 아니구나 생각됩니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미국생활을 오래했고, 고등학생 때 청소, 그리고 대학을 다니면서 책 만드는 공장, Liquor Store 점원, Parking Lot Cashier, Pizza Delivery, 그리고 대학을 졸업하고 옷가게 Manager, 그리고 후에는 신문배달, 자동차부품 공장, 세탁소, 학교버스운전 등등 열대여섯 가량의 다양한 일들을 한 경험으로 이민자들의 고충을 누구보다도 잘 알아 이민목회를 잘 할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지난 시간들을 돌이켜보면 착각에 빠졌었구나하는 생각이듭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목회는 내 힘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로 하는 것임을 느끼게 됩니다.


  얼마나 일주일이 빨리 지나는지 새해가 된지가 언제인데 지금에야 새해 칼럼을 쓰고 있는 제 모습이 그 만큼 시간을 잘 활용하지 못하고, 우선순위를 따라 사역을 감당하지 못하는 모습인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많은 시행착오와 후회스러운 일들이 작은 밑거름이 되어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제 모습을 보면서 작은 소망의 불씨를 피우고 있습니다.


  아무쪼록 2008년도는 제 목회의 시간이나 인생의 시간 가운데 가장 의미 있고 기억에 남는 한 해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도록 노력할 것이며, 사랑하는 브니엘의 성도님들이 더욱 건강하고 믿음 안에서 그리고 새해의 표어처럼, 말씀으로 승리하시는 모든 분들이 되시길 바랍니다.


“외인을 향하여서는 지혜로 행하여 세월을 아끼라”  골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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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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