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많은 언어들 중에 영어는 참으로 어려운 언어 중의 하나인 것 같습니다. 어느 언어보다도 과학적이고 배우기 쉬운 한글을 사용했던 우리로서는 여러 언어가 혼합되어 만들어진 영어를 배우기가 여간 힘든 것이 아닙니다.  이민 온 한인들에게는 영어는 힘들다 못해 생활의 장애요, 큰 짐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한국에서 영어를 배울 때 현지 발음을 배웠더라면 그나마 조금 도움을 받았을 텐데... 아무리 한국에서 영문과를 나왔다 하더라도 외국 사람들과 자유자재로 대화를 할 수 없다는 사실도 영어가 어렵다는 것을 단면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지요. 처음 이민 와서 수년간 아니 수십 년을 생활해도 영어로 인하여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종종 있을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은 영어가 웬수(?)라서 일어나는 일들입니다. 영어가 우리들의 공동의 적, 혹은 원수지만 예수님께서 원수도 사랑하라 명하셨으니 이 웬수도 사랑해야 할 것(?)입니다.

   우스운 농담을 몇 개 언급한다면 멕도날드에 처음 찾은 한 사람이 Sundae 아이스크림 메뉴를 보고 이곳에서도 순대를 파는구나! 좋아했다는 말이나, 경찰에 걸린 사람이 "look at me once"(한번만 봐주세요)라고 말을 했다는 것, 그리고 최불암 시리즈 중에서 "최아저씨가 약국에 가서 단거(danger)라는 말이 쓰여진 약을 사 드시고 죽었다"라는 말들은 누가 웃으라고 지어낸 말들이겠지만 실제로 이와 비슷한 에피소드들이 많을 것입니다. 저 역시 신학교를 다닐 때 식품점에서 필라델피아 cheese가 어디 있냐고 점원한테 물어봤는데 액센트를 뒤에 주지 않아 그 사람이 알아듣지 못하여 무척 당황했지요. 더욱이 십 년 가까이 미국에 산 사람이 필라델피아에서 필라델피아 발음을 못했다는 이 창피한 사실이 지금도 잊어지지 않습니다. 지금도 미국에 온지 얼마 됐느냐고 누가 물어보면 대답하기가 쑥스러운 것도 다 이 웬수 때문이지요.


  고등학교 때, 나보다 몇 년 일찍 온 파키스탄 친구가 "영어는 6개월만 있으면 자동적으로 귀가 열리고 2-3년이면 말하는 것도 문제가 없어진다"라고 한  말을 한동안 믿었던 내가 순진했지요. 만약 그때 그 친구를 다시 만난다면 사기성 발언(?)을 한 것에 대하여 따지고 쉽습니다. 미국  온지 얼마 안 되어 아이들이 영어의 문제가 없어지니까 아이들과 영어로 대화를 하면서 영어를 익혀야겠다고 생각해서인지 아니면 아이들에게 나도 영어 할 줄 안다고 보여 주고 싶어서인지 모르겠지만 영어로만 대화하다 결국은 영어의 한계로 인하여 자녀들과 대화가 완전히 단절되고 맙니다. 미국에서 대북 관계의 중요한 위치에 있는 Dr. Steve Linton은 고등학교 때까지 광주에서 자랐는데 문밖에 나가면 한국말을, 집에만 들어오면 영어만 사용했기에 양쪽 말을 완전히 할 수 있는 것처럼 우리 아이들에게도 집에서는 한국말을 사용하도록 해야 합니다. 어린 아이들은 여러 개의 언어를 소화할 수 있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여기에서 조심할 것은 어느 언어도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한꺼번에 여러 언어를 배우게 하면 언어의 혼란이 오므로 먼저 하나의 언어가 자리 잡은 후에 여러 개의 언어를 공부하게 해야 할 것입니다.
  
   무슨 언어든지 잘하고자 하면 그만큼의 노력이 뒤따라줘야 합니다. 영어를 잘하는 것은 미국에 온 연수와 비례하지 않고 얼마나 노력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물론 언어 능력이 특별히 뛰어난 사람도 따로 있는 것 같습니다만. 저의 경우 미국에 26년이라는 오랜 시간을 미국에 살았지만 유창하게 영어를 하지 못하는 것(미국에 온 지 얼마 안된 분들 보시기에는 잘하게 보이지만)도 너무 한국적이고, 처음 몇 년은 한국에 돌아갈 생각만 했고, 미국 친구를 사귄 적도 없는 이유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고등학교 2학년을 마치고 혀가 굳어서 이곳에 왔기 때문에 부단히 영어 공부를 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영어를 잘 하고자 하면 열심히 단어를 외우고, 실질적으로 미국 사람들과 계속적으로 대화를 나눌 때 많이 향상될 수 있습니다.  영어를 잘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한국말을 하지 않는 거라고 말들 하지만 그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지요...  십여년 전, 영어를 향상시켜보겠다고, 국민학교 5학년 때 미국에 온 아내에게 이제부터는 대화할 때 영어만 쓰자고 제안하고 결의(?)를 했지만 1시간 이상 넘어간 적이 없었고, 결국 서너번 노력하고 포기했지요.


   영어 때문에 겪는 불편함과 고민거리는 다 그 바벨탑을 쌓아올렸던 조상탓(?)입니다. 다른 언어로 인하여 한 지붕 아래에서 다른 세상을 살아가고, 한 교회에서도 다른 생각을 갖고 신앙 생활하는 현실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사랑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교회에서는 2세들을 위하여 신앙의 터전을 마련해 준다고 말만 하지 말고 시간과 물질과 기도로 적극 후원해야 합니다. 비록 영어가 어렵고 우리와 완전히 다른 아이들의 문화나 습관이 이해가 되지 않는 경우가 많겠지만 이 모든 것을 포용하고 사랑해야 합니다. 우리와 문화와 언어 정도가 아닌 모든 것에서 완전히 다르신 하나님이신 예수님께서 인간의 몸으로 오셔서 우리를 위해 희생하신 것처럼 우리도 다른 문화, 다른 피부, 다른 언어를 수용하고 사랑할 때에 아름다운 모자이크가 만들어지고 일곱 빛깔 무지개가 펼쳐지지 않을까요?


"이 일 후에 내가 보니 각 나라와 족속과 백성과 방언에서 아무라도 능히 셀 수 없는 큰 무리가 흰 옷을 입고 손에 종려 가지를 들고 보좌 앞과 어린 양 앞에 서서  큰 소리로 외쳐 가로되 구원하심이 보좌에 앉으신 우리 하나님과 어린 양에게 있도다 하니"  요한계시록 7:9-10

조회 수 :
1401
추천 수 :
95 / 0
등록일 :
2006.07.24
14:43:37 (*.114.134.251)
엮인글 :
http://www.korphila.com/xe/134/fa7/trackback
게시글 주소 :
http://www.korphila.com/xe/134
문서 첨부 제한 : 0Byte/ 2.00MB
파일 제한 크기 : 2.00MB (허용 확장자 : *.*)
옵션 :
:
:
: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4 언약궤 안에는 두 돌판만 있습니다 정인원 2006-09-21 1515
43 다다익선 정인원 2006-08-17 1482
» 우리의 웬수인 영어를 사랑합시다 정인원 2006-07-24 1401
41 교통사고를 당하여 [1] 정인원 2006-07-10 1265
40 월드컵 응원 정인원 2006-06-23 916
39 자녀 교육 정인원 2006-05-31 986
38 주님의 일을 열심히 하기 위하여 건강합시다 정인원 2006-05-11 849
37 새로운 목회를 시작하면서(2) [2] 정인원 2006-05-01 1090
36 부활절 연합 찬양 예배를 마친 후 정인원 2006-04-17 980
35 새로운 목회를 시작하면서(1) [2] 정인원 2006-04-13 1010
34 “의문과 함께 사는 법” (1.8.06) 김정우목사 2006-01-08 949
33 “마음을 지켜야 삽니다” (1.1.06) 김정우목사 2006-01-01 999
32 “아픈 사랑의 이야기”(12.25.05) 김정우목사 2005-12-27 1006
31 “빠른 것이 바른 것을 앞설 수는 없습니다” (12.18.05) 김정우목사 2005-12-19 965
30 “갈아입은 옷”(12.11.05) 김정우 목사 2005-12-11 886
29 “광부의 설움”(12.4.05) 김정우 목사 2005-12-04 911
28 “장기 기증” (11.27.05) 김정우목사 2005-11-28 824
27 “골방문화를 청산해야 합니다”(11.13.05) 김정우목사 2005-11-13 831
26 “거위 날기”(11.6.05) 김정우목사 2005-11-06 905
25 “과거를 묻지 마세요(?)”(10.30.05) 김정우목사 2005-10-31 885

브니엘 한인 장로교회 Peniel Presbyterian Church 301 Woodlawn Ave. Willow Grove, PA 19090 (215)659-4177

Powered by KORPHILA . COM

XE Login